일기(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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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104
떠나고 싶군하~ 내일 또 지긋지긋한 곳으로 도살장 앞 돼지의 심정으로 끌려가는 군하~ 떠나고 싶군하~ 저기 구름 사진 찍던 그곳으로, 그때로 다시 돌아가고 싶군하~ 떠나고 싶군하~ 월요일 새벽을 잡고 답답한 가슴 앓고 있는 병은 월요병인가? 일요병인가? 떠나고 싶군하~ 내일 아침 눈뜨면 새로운 세상이었으면 좋겠다.
2020.01.06 -
20200103
고양이군 출근 중 깨똑~ 따르르릉~ 깨똑과 함께 전화가 온다. 아 고양이군 까똑 봤지? 그 문자 추가하게 그리고 메인에 문구는 이게 맞지 않을까? 어떻게 생각하나? 화면 안 보고 있나? 자네 어디인가? 아 출근 중인가? 그래 나중에 통화 하자. 전화 오더는 정말 최악이지만 받지 않을 수가 없다. 그렇게 즉흥적 오더는 눈 내리고 쌓이듯이 소복하게 아름답게 쌓이지만 눈 녹으면 지저분해지지고 어딘가 고장 나듯이 그렇게 된다. Miles Davis - High Speed Chase
2020.01.03 -
191119
귀찮음인가? 예전 같으면 마음에 들때까지 보정을 몇차래 했을텐데. 이제는 그냥 생짜로 올린다. 그때도 그랬던거 같기도 하다. 보정한 사진의 가치를 낮게 보고 보정하지 않은 사진이 좋다라고만 생각한적도 있었다. 하지만 보다 가치 전달을 잘하기 위해서는 보정도 필요한 것이다. 그런데 이제는 그것도 귀찮다. 아마 보정스타일이 정해지지 않아서일까? 매번 선택장애를 격다보면 때려치고 그냥 생짜로 놔둬버린다. 선택장애가 원인이 아니라 열정의 문제인데...
2019.11.20 -
Light My Fire
카메라를 사고 한창 실험정신이 불타 오르던 그때. 귤껍질에 빛을 비추면 이쁘겠다는 생각에 베란다 난간에 귤껍질을 올려놓고 항공유를 붓고 불 지르고 사진을 찍었는데, 그 모습이 마그마로 뒤덮인 행성이나, 아니면 태양처럼 멋지게 보였다. 왜 그랬는지... 참... 지금은 그때의 열정도 없고 실험정신도 없고 의욕도 없는, 빨리 와버린 노안과 밤 11시가 되면 눈이 절로 감기는 피곤함과 담배에 찌든 폐와 사회생활에서 얻은 소심함과 이제 희망의 불안으로 미래를 꿈꿀 수 없는, 불안한 미래에 희망의 꿈꾸는 중년이 되어 가고 있다. 언젠간 이렇게 꺼져가는 불꽃처럼... 아니 지금 꺼져 가고 있는 것인가? 그 끝은 어디일까? 어떠할까? The End - the Doors
2019.11.19 -
입동의 시
입동의 시 - 임강빈 - 땀 흘린 만큼 거두게 하소서 손에 쥐게 하소서 들판엔 노적가리가 아직 남아 있습니다 주먹을 펴게 하소서 찬바람이 지나 갑니다 뒤돌아보는 지혜를 주소서 살아있다는 여유를 가르쳐 주소서 떨리는 마음에 불을 지펴 주소서 남은 해는 짧습니다 후회 없는 삶 이제부터라는 것을 마음편안히 갖게 하소서 ~~@~~ 이제 50일 좀 넘게 남은 2017년... 후회 하지 않도록 하는 것은 나의 몫... 그저 마음편히 담담히 최선을 다하자...
2017.1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