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목련

2020. 2. 7. 00:17사진,그림,음악

하얀 목련

-양희은

 

하얀 목련이 필 때면
다시 생각나는 사람
봄비 내린 거리마다 슬픈 그대 뒷모습

하얀 눈이 내리던 어느 날
우리 따스한 기억들
언제까지 내 사랑이어라, 내 사랑이어라

*거리엔 다정한 연인들
혼자서 걷는 외로운 나
아름다운 사랑 얘기를 잊을 수 있을까

그대 떠난 봄처럼
다시 목련은 피어나고
*아픈 가슴 빈자리엔 하얀 목련이 진다 *

 

난소암을 앓고 있던 때 친구로부터 "같은 병으로 떠난 사람의 장례식장에 다녀왔어. 봄비 내리는 공원에 목련이 지고 있어"라는 편지를 받고, 새벽에 일어나 썼다는 "하얀 목련".

하얀 목련이 피면 생각나는 사람도, 슬픈 뒷모습도, 따스한 기억의 사랑도, 외로운 나도, 모두 자신이라 한다.

( 싱어즈- 시대와 함께 울고 웃다 - 양희은 : https://youtu.be/sTFHu13nDA0 )

 

나는 누군가에게 생각되는 사람인가?

나는 누군가에게 따스한 기억으로 간직되는 사람인가?

나는 생각되고 기억에 남아도 결국은 혼자이고 외로운 것인가?

 

이제 조금 있으면 봄날 아지랑이처럼 목련이 피어오르겠지.

고향집 가는 길에 어느집 담장안에는 목련나무가 어렸을 적부터 있었는데, 학교를 마치고 집에 가는길에 땅에 떨어진 노랗게 빛바랜 목련꽃잎을 주워서 가지고 놀았었다.

그래서 내게 있어 천리향과 목련꽃은 어린날의 봄을 기억케 한다. 

천리향은 우리 집 마당 화단에 큰 천리향이 있었서 골목어귀에 들어서면 우리집 천리향이 먼저 나곤 했었다.

 

 

 

누군가에게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있을까?

 

나를 기억하는 사람이 있기는 할까?

 

이제 목련이 하얗게 피어나는 봄이 오겠지.

 

 

 

양희은 - 하얀 목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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